
야구 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시청자의 월요병을 책임지던 JTBC 예능 '최강야구'. 그 뜨거운 인기만큼이나 원조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불꽃야구'와의 저작권 분쟁 소식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양측의 갈등에 최근 법원이 의미심장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바로 '화해 권고' 결정인데요. 이 결정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상 JTBC의 손을 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법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최강야구'와 '불꽃야구'의 끝나지 않은 싸움, 그 전말을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법원의 화해 권고, 그 내용은? (사실상 '불꽃야구' 금지 명령)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JTBC가 '불꽃야구' 제작사 스튜디오C1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화해 권고'란 법원이 판결을 내리기 전, 양측에 원만한 합의를 제안하는 절차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일방적인 제안에 가깝습니다.
법원이 권고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26년 1월 1일부터 스튜디오C1은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 등에서 '불꽃야구' 관련 영상을 모두 삭제해야 한다.
- 삭제일 이후, 새로운 '불꽃야구' 관련 영상을 업로드하거나 공개해서는 안 된다.
- '불꽃야구' 또는 '불꽃 파이터즈'라는 명칭을 제목이나 선수단 명칭으로 사용하는 영상물을 제작, 배포, 송신, 판매해서는 안 된다.
- 이를 어길 경우, 위반일수 1일당 1억 원의 간접강제금을 JTBC에 지급해야 한다.
쉽게 말해, 법원은 '불꽃야구' 측에 일정 기간의 유예를 준 뒤 사실상 프로그램의 폐지를 권고한 셈입니다. 특히 하루 1억 원이라는 강력한 간접강제금 조항은, 법원이 '불꽃야구'가 '최강야구'의 저작권을 침해했을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엇갈린 양측의 반응: "침해 명백" vs "이의 제기"
법원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양측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JTBC 측은 이번 화해 권고가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불꽃야구'에 대한 일체의 금지 결정이 내려진 것은 '불꽃야구'의 '최강야구' 저작권 침해가 명백하다는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법원의 권고안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반면, '불꽃야구'를 제작한 스튜디오C1은 법원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는 법원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끝까지 법적 다툼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사건은 다시 재판부의 심리를 거쳐 최종 결정이 내려지게 됩니다.
결국 법원의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불꽃야구' 측이 불복하면서 이 싸움은 2라운드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갈등의 시작: 장시원 PD와 '아류 콘텐츠' 논란
이 복잡한 법정 다툼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사건의 중심에는 '최강야구'를 탄생시킨 장시원 PD가 있습니다.
장시원 PD는 JTBC에서 '최강야구'를 성공적으로 론칭시키며 스타 PD 반열에 올랐습니다. 은퇴한 레전드 선수들이 다시 모여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장시원 PD가 JTBC를 퇴사하고 자신의 제작사인 스튜디오C1을 설립한 뒤, '최강야구'와 매우 흡사한 포맷의 '불꽃야구'를 론칭하면서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JTBC는 즉각 "제목과 구성만 바꾼 '최강야구'의 아류 콘텐츠"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고, 이는 곧 저작권 침해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방송계에서는 창작자의 권리와 방송사의 저작권 사이의 해묵은 논쟁이 다시 불붙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한 PD의 창작 노하우를 어디까지 개인의 자산으로 볼 것인지, 방송사의 시스템과 자본을 통해 만들어진 프로그램 포맷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끝나지 않은 싸움, 앞으로의 전망은?
'불꽃야구' 측이 법원의 화해 권고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공은 다시 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이제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한 뒤 가처분 신청에 대한 최종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미 화해 권고 내용에서 재판부의 의중이 상당 부분 드러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불꽃야구'에 사실상의 폐지 명령을 내린 만큼, 최종 결정에서도 JTBC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두 야구 예능 프로그램의 다툼을 넘어,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전체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창작의 자유와 권리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겨줍니다. 과연 법원은 어떤 최종 판결을 내리게 될까요? '최강야구'와 '불꽃야구'의 질긴 인연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많은 이들의 시선이 다시 법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